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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이제 알코올 車 시대

碧空 2006. 8. 22. 11:51
브라질의 바이오 에탄올 산업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판매된 에탄올 겸용 자동차(FFV.flex fuel vehicles)가 200만 대를 돌파했다고 18일 보도했다.

FFV의 판매량은 3년 전 한 해 5만 대에도 못 미쳤지만 올 상반기 들어서는 벌써 8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판매 점유율도 76%에 달해 일반 휘발유차를 크게 앞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브라질에서 휘발유만 쓰는 차량은 연말께 단종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포스트 가솔린'으로 불리는 에탄올 덕분에 브라질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석유 자급자족을 이뤘다. 이와 더불어 올 들어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과 FFV 생산 공장에는 조지 소로스, 빌 게이츠 등 미국의 유명 기업인은 물론 정치인.언론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브라질이 미국 대체 에너지 전략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브라질은 전 세계 에탄올 생산량의 47%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이렇게 되기까진 30년간의 정착 과정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1975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군사 정권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80년대 중반 한때 에탄올 연료 차량이 전체 자동차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설탕 가격이 치솟고 유가가 안정되면서 에탄올 차량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상황이 다시 반전됐다. 여기에 브라질 정부는 세금 혜택이라는 날개까지 달아 줬다. FFV에 매겨지는 세금은 휘발유 전용차보다 2%포인트 낮다.

미국도 2010년까지 FFV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인 연간 200만 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휘발유 1갤런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2.2달러다. 반면 옥수수로 에탄올 1갤런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은 1달러도 되지 않는다.



조민근 기자



◆ 에탄올 겸용 자동차=사탕수수.옥수수 등 곡물에서 추출한 에탄올(알코올 성분)과 기존 휘발유를 모두 쓸 수 있는 자동차. 2003년 폴크스바겐을 시작으로 GM.포드 등이 브라질 시장에 선보였으며 에탄올과 휘발유의 혼합 비율에 상관없이 연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산소 혼합 비율을 알려주는 센서를 다는 등 초기 에탄올 차량의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