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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번 하나로 사장 퇴진…대규모 구조조정·M&A 급류

碧空 2005. 8. 12. 16:30
윤창번 하나로 사장 퇴진…대규모 구조조정·M&A 급류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이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 프리 보드미팅(이사진의 사전 모임)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에 12일 윤 사장의 사의를 공식 발표하고, 권순엽 현 수석부사장을 임시 대표 대행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하나로는 이후 정식 이사회를 열어 후임 사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후임 사장에는 권 부사장이나 외자가 추천한 사외이사인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윤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지속되는 실적 악화와 두루넷의 실제 가치 하락 등 경영책임을 묻는 외자들의 요구에 의해 이뤄져 ‘사실상 경질’이라는 게 주위의 분석이다.  그러나 윤 사장의 퇴진은 이후 외자들의 주도하에 대대적인 감원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인수합병(M&A)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의 표명 어떻게 나왔나=11일 소집된 하나로 이사회 프리 보드미팅은 당초 16일로 예정된 2분기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실적 점검을 하기 위해 홍콩에서 내한한 AIG-뉴브리지 아태 담당자들과 미국 본사 간의 영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했으나 실적 저조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면서 윤 사장의 경질 요구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상황의 불가피함을 설명했고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으나 강하게 퇴진을 요구하는 외자를 더 설득하지 못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즉흥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주위의 관측이다. 당초 2분기 IR가 10일로 예정됐으나 외자 측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16일로 연기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 이 과정에서 외자가 윤 사장 경질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나로 측은 윤 사장이 내년 8월 임기까지 비상근 회장의 형태로 하나로에 적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은 뭔가=윤 사장이 외자로부터 밀려날 것이라는 소문은 올 초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일차적인 이유는 가입자 기반 약화와 실적 저조. 지난 2월 2만명의 초고속인터넷가입자가 한꺼번에 빠지면서 전사적으로 비상이 걸린 데다 2분기에도 매출대비 마케팅비를 20%나 투입, 가입자 방어에 나섰으나 2000여명이 줄었다. 이차적 이유로는 와이브로를 포기하고 두루넷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포장을 뜯어보니 부실 덩어리라는 게 밝혀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실제 하나로는 경쟁입찰참여자였던 데이콤보다 약 1000억원을 더 써냈지만 요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부실 가입자 32만명을 떠안고 있었다. 하나로는 최근 이 가입자들을 직권해지해 가입자 기반이 대폭 줄었다.  무엇보다 윤 사장의 퇴진 배경에는 지분 처분 등을 통해 M&A를 시도하려는 외자와 다른 견해를 보인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하나로 관계자는 “윤 사장은 감원 등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외자에 쉽게 응하지 않은 데다 지분 정리를 통해 손을 털려는(EXIT) 외자에 우리나라 통신시장 상황 등을 설명하며 설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사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외자가 들어온 지 5년도 되지 않았는데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매입가(주당 3200원)보다 현저히 낮은 현재 주가로는 움직이기도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외자가 LG그룹, SK텔레콤 등을 만나 지분 인수 제안을 한 것을 놓고 상당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업계 재편 신호탄 될까=윤 사장의 퇴진은 우선 하나로텔레콤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사업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고메즈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시 대표를 맡은 권 수석부사장이나 새 사장 역시 외자가 기존 사장을 경질한 것을 고려한다면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윤 사장의 퇴진이 알려진 12일 하나로 임직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한 임원은 “윤 사장 경질을 곧 회사 매각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도 있다”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나로는 또 이날 전국 영업 지사장 대책회의를 긴급히 소집, 현장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가장 큰 관심은 외자의 지분 매각 향배. 구조조정과 함께 퇴출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로 안팎에서는 SK텔레콤과 파발마 역할을 해왔던 윤 사장이 퇴진하면서 외자가 매각 대상을 LG로 보고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시 한 관계자는 “LG가 산업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 하나로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윤 사장이 퇴진한 만큼 외자는 자신들의 구상대로 M&A를 손쉽게 끌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