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제23화, 24화
?(단종, 세조 1)열두살의 임금
조선 제5대 임금으로 즉위한 효자 문종은 슬픔을 딛고 세종 못지않은 정치를 펴 나갔지만, 그에겐 치명적인 걱정거리가 있었으니, 즉 자신의 건강과 세자의 어린 나이, 그리고 아우들 특히 수양대군의 존재였습니다.
문종은 바로 아래 동생인 수양대군의 정치적 힘과 거침없는 기질, 그리고 언뜻 언뜻 내비치는 야심이 두려웠으나, 행여 섣불리 견제하다가는 오히려 반발의 명분만 주어 정난을 불러 올 수도 있는데다, 무엇보다 그 성격상 수양을 제거하는 일 따위는 어울리지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어찌 보면, 수양을 제거하기에는 수양이 너무 커 버려 오히려 문종이 수양의 눈치를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종은 자신이 진정으로 수양을 아낀다면 수양 역시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양은 다른 마음을 가질 사람이 아니다”, “나는 수양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하면서 시종일관 수양을 감싸고 배려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종 재위 2년 3개월, 다시 등에 난 종기가 급격히 악화되어 이로 인해 곧 세상을 뜨게 되니, 이 소식을 들은 백성들과 신하들은 세종이 죽었을 때보다 더욱 슬퍼했다고 합니다.
신하들과 백성들의 슬픔은 바로 나이 어린 세자 때문이었습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고, 결혼도 안했으니 부인도 없고 처가도 없는, 그야 말로 이 험난한 세상에 홀로 선 열두 살 단종은 이렇게 왕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넓디넓은 궁궐에 홀로 남겨진 소년 임금은 막막하기만 했을 것이나, 국정운영이란 면만 보면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수렴청정을 할 어른이 없으므로 당시 의정부에서 정사가 이루어졌고, 단종은 형식상의 결재만 담당했는데, 그렇다고 의정부 대신들이 왕위를 넘볼 것은 아니므로 단종이 제대로만 커준다면 사실 별 문제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의정부에서 인사에 관한 사안을 올릴 경우, 미리 후보 중 한 사람 옆에 노란 표시를 해 두면 단종은 여기에 결재를 하곤 하였는데, 이를 황표정사라 했습니다.
단종은 비록 나이 어렸으나 세종과 문종의 혈통을 이어 받은 용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소년 단종은 즉위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자리의 막중함을 깨달아 갔고 성군의 자질도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니, 몇 년 만 있으면 단종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모두 안심하는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소년 단종이 장성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제24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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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제24화
?(단종, 세조 2)단종실록,
그리고 수양대군과 안평대군
단종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의 대표적인 옥의 티로서, 원래는 노산군일기란 이름으로 편찬되었다가 뒷날 숙종 때 이르러 단종실록으로 개칭되었으나, 그 내용에는 여전히 단종은 노산군으로, 수양대군은 세조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단종실록은 편찬 경위는 물론 편찬 일시나 편찬자의 이름조차 나와 있지 않은데, 그 내용도 수양대군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단종실록의 기본 방향 및 강조점은 어리고 불안한 임금 → 김종서 등 대신들의 전횡 → 안평대군의 왕위찬탈 음모와 대신들의결탁 → 수양대군의 영웅적인 면모와 우국충정 이렇게 되겠으나, 지나친 치우침으로 인해 오히려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 이는 진실을 감추는 것의 한계로서, 부득이하다 하겠습니다.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
단종실록에 의하면 수양대군은 유교경전, 역서, 병법, 풍수, 음악이론과 악기연주에 능하고, 힘이 세서 강궁을 다루는 등 무인적 자질이 출중한, 문무에 능통한 그야 말로 슈퍼스타 중에 슈퍼스타였습니다.
수양은 아비인 세종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여러 번 선보이며 후계자로서의 자질이 있음을 보였으나 아비의 장자 사랑은 확고부동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양은 세종 말년에 나타나는 세자 문종의 병세를 보고 “형님은 오래 살지 못할 것이고, 조카는 어리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기회는 있다”는 생각을 굳히고 은인자중하며 기회를 엿보는 한편, 문종이 왕위에 오른 후에는 때때로 커진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며 함부로 자신을 내치지 못하도록 시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세종은 생전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생각 하에 문종의 동생들을 중용하였는데, 그 결과 무시못할 정치적인 힘을 갖게 된 사람이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과 셋째 아들 안평대군이었습니다.
수양과 안평은 오랜 세월 아비와 형을 도와가면서 함께 있어 왔지만 둘 사이에는 형제애보다는 경쟁심이 훨씬 더 강했습니다. 수양의 자질이 할아버지 태종을 닮은 무인적 과단성이라면, 안평은 타고난 예술가로서 당대 최고의 명필이란 평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이와 같이 수양과 안평의 힘이 커지자 조정 안팎은 수양파와 안평파와 뚜렷이 대립하게 되었고, 한편, 이들 대군 그룹에 맞설 세력으로는 국가권력을 합법적으로 행사하는 정승 그룹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세력 다툼 속에 어린 단종은 어떻게 보위를 지키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제25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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