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5.31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도민들의 관심이 온통 당선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차분히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이원종 충북지사를 9일 만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 0순위'로 평가받던 그는 지난 1월 전격적으로 3선 불출마 선언으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고 "정상에서 물러설 줄 아는 용기있는 결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름다운 용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달 30일 퇴임식을 갖는 이 지사는 큰 딸 내외에게 `빌려줬던' 지어진 지 23년 된 서울의 아파트를 수리하고 짐을 옮기는 등 지사 관사를 정리하면서 야인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연초의 정계은퇴 선언에 대해 "최상의 선택을 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지금 다시 리바이벌한다해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상경해 남산 꼭대기에서 내려다 봤을 때 누울 방 한 칸이 없어서 방 한 칸 마련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이미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게 사랑을 받았는데 더 욕심을 낼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도민들이 믿고 지지해줘 성공적으로 고향에서 공직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넘치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만년 꼴찌 도(道)'로 인식됐던 충북이 IT와 BT 등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된 데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그래서 2002년 바이오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와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를 `충북 100년 역사를 새로 쓸 전환점'이라고 가장 높게 평가했다.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바깥 세상의 변화에 따라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가까운 자의 편에 서지 말고 옳은 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남을 비판하고 흉보는 사람은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남의 갈길도 막는 만큼 공직자는 묵묵히 자신의 처지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지방자치제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시장.군수, 지방의원들까지 정당 공천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이 지사는 "지방자치제의 특성과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중앙 정치에 예속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속돼 있던 한나라당으로부터 줄곧 `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데 대해서도 "자치단체장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여.야를 뛰어넘어 공조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충북지사는 `충북도민당' 소속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은퇴이후 지역의 원로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3막5장이 끝나면 주연배우가 물러나듯 은퇴하면 그림자를 남기지 말아야 하는 법"이라며 "일생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었던 지난 8년간 도민들이 보내주었던 사랑을 돌판에 새기듯 가슴에 고이 간직한 채 평범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은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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