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서울 강남 입성을 꿈꾸던 사람들이 송파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다. 오히려 자연환경 및 도로 기반시설 등 여건이 강남 이상의 입지를 갖추고 있어 실질적인 강남 대체지역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송파지역이 명당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풍수지리가들도 송파야말로 주거와 교육, 환경면에서 탁월한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국사기'백제본기 시조 온조왕조에 실린 글을 살펴보면 온조왕 13년(기원전 6세기) 5월에 왕이 신하들에게 이르기를 "내가 어제 나아가 순행하다가 한수의 남쪽 토양이 비옥함을 보았으니 그곳으로 도읍을 정하여 영구히 편안할 계책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그런 다음 같은 해 "9월에 성을 쌓고 궁궐을 세웠다"고 하였다. 바로 송파와 강동에 걸쳐 있는 하남 위례성인 풍납토성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삼국사기에는 풍납토성에 대해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는"도시로 표현하고 있다.백제는 이렇게 발현하여 500년동안 풍납을 도읍지로하고 고대국가의 기틀을 세웠다.
송파는 여러가지 학설이 있으나 옛날 한강변의 빽빽한 소나무언덕(松坡)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러한 송파가 잠실, 석촌, 가락, 문정, 거여-마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63년까지는 경기도 광주군에 속했으나 이후 서울이 확장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80년대 주택대량공급시기에 잠실지구가 개발되면서 최근 20여년동안 급속히 도시화를 이룬 곳이다.
조선시대 이곳에는 송파나루를 중심으로 270여 호의 객주가 있어 전국의 15대 상설시장의 하나로 번성한 적도 있었다.
풍수지리적으로 송파지역은 워낙 광활한 지역이라서 해석의 어려움이 있지만 거여-마천 등과 신도시가 들어가는 지역을 좁혀서 본다면 '대붕포란형'에 속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서울이 무궁화 모양을 하고 있는 형세로 송파는 다섯 꽃잎 중의 처진 위치에 있으나 전체적인 균형상 필수적인 자리에 놓여 있는 형국이다.
풍수연구가들은 대붕포란형의 형세는 날개를 펼치고 쉬고 있는 자세로 다산과 풍요를 낳는 것으로 설명된다. 즉 주거와 상업, 교육, 문화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알맞은 자리로 정치나 군사, 행정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즉 북서쪽을 전망으로 할 경우 우측의 검단산과 배후인 남한산성이 위치한 청량산이 불곡과 청계, 광교로 나아가 관악산으로 이어지면서 전형적인 명당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실제로 풍수연구가들은 송파가 남산과 북한산을 마주 하고 한강을 끼고 있어 권력과는 멀지만 사람들이 모여살고 짐승과 새들이 깃드는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적인 풍수로 해석한다면 다른 지역과는 달리 '龍의 길'이라 할 수 있는 대로들이 잘 정비된 지역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풍수가들은 최근 몇년새 서울 동남부의 '바람길'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바람이 든다는 풍납지역에서 산자락을 타고 흘렀으나 한강에서 발현한 바람이 탄천을 따라 흐르는 길과 성남대로를 따라 흐르는 길, 암사 일대에서 길동-오금-거여-마천으로 이르는 길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급격히 개발된 주상복합 및 아파트단지들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세개의 바람길은 문정-마천-거여 일대에서 합쳐지며 결국 대단위 신도시 건설로 이어졌다는게 풍수가들의 중론이다. 한국풍수지리연구원의 전항수원장은 "송파는 풍수지리적으로 다산과 풍요, 평온을 낳는 지형으로 전통적으로 주거가 발달하게 돼 있다"며 "자연환경이 양호해 사람이 살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서울에서 전통적인 부촌의 개념도 동남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풍수지리학회의 강환웅 회장(서울 사이버대학교수)는 "예전에 방배동이 제일 좋은 주거지역으로 각광받았으나 점차 압구정.논현동 등 강남으로, 다시 대치,도곡동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며 "현재 서울 사람들의 관심도 송파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해석했다.
강회장은 송파신도시가 들어가는 자리에 군부대가 위치해 있었으나 풍수지리적 성격상 주거단지로 변모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평가한다. 풍수지리적으로 주거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파를 이루고 있는 각 지역들을 살펴보면 이미 풍수나 역사적인 유래가 매우 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임경업장군이 말을 얻어 물을 먹였다는 마천동, '가히 넉넉하게 살만한 땅'인 가락동.
산으로 둘러싸여 삼태기처럼 생겨 아늑하고 평온한 곳으로 마을 사람들이 군사를 조직해 오랑캐를 물리쳤다는 방이동, 세종이 누에고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길렀다는 잠실동, 나루에 흙이 밀려와 밭을 이뤘다는 삼전동, 문씨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물맛이 좋다는 문정동 등 등......
이처럼 '500년 도읍지'로서의 송파는 마을마다 유서가 깊고 설화와 내력이 풍부한 곳이다.
최근 송파가 강남과 대응할만한 주거 및 환경여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면서 살기 유망한 지역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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