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웃다(獨笑)
- 다산(茶山)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살림이 넉넉하여 양식 많은 집엔 자식이 귀하고,
多男必患飢(다남필환기):
자식이 많은 집엔 가난하여
굶주림이 있다.
達官必憃愚(달관필창우):
높은 벼슬아치는 꼭 멍청하고,
才者無所施(재자무소시):
재주 있는 인재는 재주 펼 길 없다.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
집안에 완전한 복(福)을 갖춘 집 드물고,
至道常陵遲(지도상능지):
지극한 도(道)는 항상 쇠퇴하기 마련이다
翁嗇子每蕩(옹색자매탕):
부모가 절약하여 재산을 모으면
자식들은 방탕하고,
婦慧郎必癡(부혜낭필치):
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 바보짓을 한다.
月滿頻値雲(월만빈치운):
보름달 뜨는 날은 구름이 자주 끼고,
花開風誤之(화개풍오지):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댄다.
物物盡如此(물물진여차):
세상일이란 모두 이런 거야,
獨笑無人知(독소무인지):
나 홀로 웃는 까닭을
누가 알아줄까?
- 다산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홀로 웃다(獨笑)”
위의 한시(漢詩) 내용은
달리 설명이 필요 없다.
시(詩)내용 그대로다.
12줄의 내용이 보편적인 우리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산(茶山)선생은 세계사에 어떤 석학과 견주어도 상석(上席)에 모실 분이다.
한국사의 자랑이요, 자존심이다.
하지만 자신의 시 '홀로 웃다(獨笑)'처럼 허탈하게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사다.
18세기 초반부터 조선의 운명을 바꿔놓을 개혁의 인물로 정조(正祖)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등장한다.
그러나 하늘은 조선이 행복해 지는 것을 원치 않았는지 개혁의 중요한 시기에 정조(正祖)를
하늘로 불러올렸다.
따라서 이제 막 날개를 달아
일생의 포부를 조선의 개혁에 펼치려던 다산 선생의 날개도 꺾여 전남 강진으로 장장 18년의
유배길을 떠난다.
개인적인 역사관이지만 오늘날 허리가 잘린 반신불수의 한반도 불행은
개혁의 기치를 내건 인조의 세자 소현세자 (昭顯世子)(1612년~1645년)의 죽음과, 정조의
이른 승하(昇遐)에 이어 고종의 무능과 갑신정변(甲申政變)의 실패로 개혁 개방의 기회를
놓쳐버려 열강의 먹잇감이 된데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한반도의 남북분단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국론분열(國論分裂)'이다.
일본의 명치유신(明治維新)은
명치왕(明治王) 때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막번체제(幕藩體制)를 무너뜨리고 왕정복고(王政復古)를
이룩한 국가변혁이다.
결국 막번체제가 양보를 하고
명치유신이 성공하여 오늘날 일본은 세계 강대국의 반열에 서게 된 것이다.
일본의 명치유신이 1868년부터 1880년대에
마무리 되었으니까, 정조(正祖)(1752~1800)와 다산(1762~1836)의 생(生)이 끝날 때가 일본의
명치유신과 비슷한 시기다.
일본은 선진국으로 시작하는 때에 조선은 안동김씨 대원군 민비 등의 권력다툼으로 패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다산선생이 강진 유배 중에 쓴 책이 무려 천 여권, 그중에서 “경세유표(經世遺表)”라는 책은
참고자료에서 기존 제도들의 모순에 대한 뼈아픈 통찰과 지적을 남기며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도록 정치, 사회, 경제 제도를 개혁하는 부국강병을 이루는 데 목표를 두자는 내용의 국정개혁을
담은 중요한 책이다.
일본은 선진국의 깃발을 달고
대륙을 넘볼 때에 조선은 권력 다툼으로 다산을 강진으로 귀양 보내 '앉은뱅이'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람은 큰 슬픔을 당하면 슬피 운다. 울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 더 큰 슬픔을 당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하여, 허~ 허! 혼자 웃는다.
다산초당(茶山艸堂)은 단순히 강진만 바다가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관광 유적지라 생각하면 안된다.
한 인생의 당찬 포부가 당쟁으로 무참히 짓밟힌 한맺힌 곳이다. 그렇다고 '구천(句踐)이 오(吳)나라에
복수하기 위해 와신상담(臥薪嘗膽)'을 할 수 있는 다산초당 (茶山艸堂)도 아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 광주(廣州)<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마재>에
'실학박물관'이 있다.
여기에 다산의 생가 당호(堂號)를 '여유당(與猶堂)'이라 했다.
다산 선생이 강진 귀양이 풀리고 바로 고향으로 가서 '여유당(與猶堂)'이라 당호를 붙이고 돌아가실
때까지 '숨도 크게 안 쉬고 살았다'고 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여유당(與猶堂)'은 노자(老子) 도덕경의 한 구절로 마치 코끼리가 살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조심 산다는
뜻이다.
이렇게 한 시대의 위인(偉人)이 사라져 갔다.
이 땅의 지겨운 당파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니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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