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글방 소글소글] 나에게 말 걸기 2
픽사베이
마음 글쓰기는 자신 안의 문제나 갈등에 직면해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회복하고 한층 더 성숙한 의식을 갖게 됩니다. 일기장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나만의 비밀을 털어놓았던 경험을 떠올리면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안네 프랑크(1929~1945)는 1941년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점령했을 때 강제수용소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2년 동안 작은 다락방에 숨어 지냈습니다. 13세 때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언제 발각될지 모르는 공포와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을 적었습니다. 안네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원했던 삶을 대신한 것은 일기였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깊건 그렇지 않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특히 분노, 우울,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애써 감정을 외면하고 무시합니다. 그런다고 해서 이런 감정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의식에 쌓여 삶을 괴롭게 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글쓰기를 통해 밖으로 꺼내놓고 객관화한다면 상처는 점점 희미해질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얻는 위로 격려 공감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의 말처럼 우리 안에는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은 글이나 시를 읽고 쓰면서 우리는 치유의 잠재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오늘은 긍정의 기억을 일깨우도록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또는 과거의 어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 내용을 글로 옮겨 적으면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사진)에서 주인공 마리아가 천둥소리에 놀란 아이들에게 불러주던 ‘마이 페이버릿 싱(My Favorite Things)’의 노랫말입니다. “장미 꽃잎의 빗방울과 고양이들의 작은 수염, 밝게 빛나는 금속의 솥과 따뜻한 털 손모아장갑, 갈색의 종이들과 그것을 매고 있는 노끈들… 코와 눈썹에 떨어진 눈송이들, 봄기운에 녹는 은빛 겨울 풍경, 이것들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지, 개에 물리고 벌에 쏘이고 맘이 슬플 때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생각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지.”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외롭고 무서울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기억해 내면 슬프지 않다’며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청소년 시절 이 영화를 본 후 행복해지는 단어들을 노트에 써 봤습니다. 신기하게도 단어를 하나씩 쓰면서 따뜻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소리나 장면을 떠올릴 때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과거 행복했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함께 연상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먼저 써보세요. 그 자체가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잘 지내셨나요?” 잠시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나에게 쉼을 주는 시간입니다. 잠시 묵상한 후 펜을 잡고 써 내려 가십시오.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바로 치유의 출발점이자 완성입니다. 먼저 현재의 나를 바라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야 합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간다면 마음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Q. 요즘 나는 어떤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자신의 모습을 조금 떨어져 바라보세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듯이 느낌을 적어보세요. 지금 어떤 표정, 어떤 옷차림,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써 내려 갑니다. ‘그’ 또는 ‘그녀’를 바라보듯 객관적으로 적습니다.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일 수도 있고 묵상하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Q.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Q. ‘내가 즐기는 20가지’를 쓰십시오. 여행하기, 산책하기, 묵상하기, 요리하기, 운전하기, 자전거 타기 등. 그 일들을 마지막으로 한 것은 언제인가요. 항목마다 언제 그 일을 마지막으로 했는지 적습니다.
Q. 20가지 항목 작성 후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일을 한 때가 혹시 까마득히 먼 시간은 아니었나요.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에 주목해 써주세요.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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