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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회고록5

碧空 2023. 6. 12. 15:24
 

전라도 몰표 덕에 대통령 됐다…박정희 당선, 김대중의 한탄 ⑤

 

“박정희씨가 집안 툇마루 밑을 곡괭이로 파도 금이 쏟아져 나올 그런 왕운(旺運)을 타고났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허술한 쿠데타가 성공할 수가 있었겠는가.”

훗날 5·16 쿠데타의 어설픈 듯한 전개 과정을 들은 뒤 내가 지인들에게 농담조로 던진 말이다.

1961년 당시 쿠데타 소문은 심심치 않게 돌아다녔다. 혁명이니 쿠데타니 하는 말이 돌면 ‘또 그 소리냐’ 할 정도로 흔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이었다. 5·16 군사정변이 터지고 사흘 만에 국회가 군사혁명위원회(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로 개칭)의 포고령으로 해산됐다.

나, 김대중은 의원 선서는커녕 금배지 구경도, 의사당 의석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강원도 인제에서 4전 5기 끝에 첫 당선된 지 5일 만에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됐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직후 박정희 육군 소장(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이 철수하는 공수부대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가기록원

18개월 정치 금지…민주당 대변인으로 정계 복귀

나는 ‘정치 활동 금지’ 명단에 올랐다. 그로부터 18개월이 지나 63년 2월에서야 군정(軍政)은 금지 딱지를 뗐다. 곧바로 쿠데타로 붕괴한 민주당을 재건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장면 박사에 이은 새로운 인연이 생겼다. 박순천(1898~1983) 선생과의 동행이다. 그해 7월 민주당 재창당 대회에서 박 여사가 당수로 선출됐다.

박순천 선생은 반독재 투쟁을 한 경력 덕에 대중적 인기가 좋았다. “그분을 대통령 만들면 어떠냐”는 얘기도 나오고 그랬다. 박 선생은 나를 대변인에 임명했다.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나를 좋아하고 신임했다. 내 정치 인생은 일단 탄력을 받았다.

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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