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자 !!

참되고 바르게

종교·사상·인물

설산동자

碧空 2014. 9. 20. 22:08



설산 동자는 설산 대사(雪山大士)라고도 하는데, 석가모니가 아득한 과거의 세상에서
보살인행(菩薩因行) 할 때 눈 쌓인 산에서 수행하던 시절의 이름이다.설산 동자는
오로지 해탈의 도를 구하기 위해서 가족도 부귀영화도 모두 버리고 설산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제석천(帝釋天)은 설산 동자의 이와 같은 구도의 뜻을 시험해 보려고 아주
무서운 살인귀인 나찰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하늘 나라에서 설산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설산동자에게 가까이 가서 지난날에 석가모니가 설법한 게송(偈訟)을
가운데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는게문(偈文) 의 반만
읊어 주었다.

이 게송을 들은 설산 동자의 마음은 비길 데 없이 기쁘고 환희로웠으며 깨달음의
등불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 지금 게송을 설한 분은 누구십니까?" 고행을 하던 설산동자는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펴봤다. 그러나 거기에는 무서운 나찰 이외에는 다른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설산 동자는 나찰에게 물었다."지금 게송의 반을 읊은 자가 바로 그대인가?"

"그렇다."

"그대는 어디서 과거 석가모니께서 설하신 게문을 들었는가? 나에게 그 나머지 반도
마저 들려 주기 바란다.만일 나를 위해서 게송의 전부를 들려 준다면 평생 그대의
제자가 되리다."

"그대 바라문이여! 그렇게 물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단다. 나는 벌써 며칠이나 굶어
허기에 지쳐서 말할 기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대가 먹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묻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단지 사람들을 무섭게 할 뿐이니까."

"여기에는 너와 나밖에 없으니 어서 말해 보아라."

"정 그렇다면 말하지. 내가 먹는 것은 오직 사람의 살이고, 마시는 것은 사람의
피다."

설산 동자는 한참동안 생각하였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좋다. 그렇다면 그
뒤의 나머지 게송을 마저 들려다오. 그 반을 듣기만 한다면 나는 이 몸뚱이를 기꺼이
그대의 먹이로 바치리라."

"어리석도다. 그대는 겨우 여덟 글자의 게송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려 하는가?"

"참말로 그대는 무지하구나! 옹기 그릇을 깨고 금 그릇을 얻는다면 누구라도 기꺼이
옹기 그릇을 깰 것이다.무상한 이 몸을 버리고 금강신(金剛身)을 얻으려는 것이니
게송의 나머지 반을 들어서 깨달음을 얻는다면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없다. 어서
나머지 게송이나 들려다오."

나찰은 지그시 눈을 감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나머지 게문을 읊었다. "생멸멸이
(生滅滅已)이면 적멸위락(寂滅爲樂)이니라." 나머지 게문을 읊은 나찰은 지체 없이
설산 동자의 몸을 요구하였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설산 동자는 죽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대로 죽으면
세상 사람들이 이 귀중한 진리를 알 수 없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
이라는 게송을 세상 사람들에게 남기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바위나 돌, 나무,
길 등에 이 게송을 많이 써 두었다.

그리고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서 나찰이 있는 곳을 향해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니 설산 동자의 몸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나찰은 다시 제석천의 모습으로 돌아
와서 커다란 손으로 설산 동자를 받아 땅 위에 고이 내려놓았다. 그리하여 제석천을
비롯하여 모든 천상의 사람들은 설산 동자 발 아래에 엎드려 찬미하였다

諸行無常(제행무상) 이세상 모든 것은 무엇이든 한결 같음이 없도다
是生滅法(시생멸법) 이것이 바로 생멸하는 우주 만물속에 내재해 있는 진정한
법칙이다

生滅滅已(생멸멸이) 그러므로, 생하고 멸하는 것 마저 이미 멸해버린다면
寂滅爲樂(적멸위락) 고요하고 고요한 진정한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종교·사상·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우도  (0) 2015.01.07
수자타의 우유죽 이야기  (0) 2014.12.25
등에 나무가 난 물고기  (0) 2014.09.19
환웅 / 동국대 윤명철 교수  (0) 2014.08.08
환인 의 참 뜻 / 동국대 윤명철 교수  (0) 201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