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전과 근정문에 대해 말하면,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지고 부지런하지 못하면 폐하게 됨은 필연한 이치입니다. 작은 일도 그러하온데 하물며 정치와 같은 큰 일이겠습니까? ‘서경’에 말하기를, ‘경계하면 걱정이 없고 법도를 잃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 ‘편안히 노는 자는 나라를 가지지 못하게 하라. 조심하고 두려워하면 하루이틀 사이에 일만 가지 기틀이 생긴다. 여러 관원들이 직책을 저버리지 말게 하라. 하늘의 일을 사람들이 대신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순임금과 우임금이 정치에 부지런한 바입니다. ‘서경’에서는 또 ‘아침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밥먹을 시간을 갖지 못해 만백성을 다 즐겁게 한다’고 하였으니, 이는 문왕이 부지런한 바입니다. 임금의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음이 이러하니, 편안히 쉬기를 오래 하면 교만하고 안일한 마음이 쉽게 생기게 됩니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4년(1395년) 10월7일 ‘판삼사사 정도전에게 새 궁궐 전각의 이름을 짓게 하다’ 경복궁이 지어지자, 태조는 정도전에게 궁궐 전각들의 이름붙이는 일을 맡겼다. 웬만한 전각은 쉽게 이름을 지었다. 가장 고민이 된 것은 궁궐의 중심인 정전(正殿)의 명칭이었다. 고대 성군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도전은 ‘부지런함’이라고 보았다. 정도전은 치세(治世)가 되려면 위정자들이 부지런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정전을 ‘근정전(勤政殿)’, 그곳으로 통하는 문을 ‘근정문’이라고 명명했다. 경복궁 복원 공사가 계속되면서 창건 당시의 흔적이 하나둘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복궁 터에서 고려시대의 기와와 청자 파편들이 발굴돼 고려의 남경(南京)도 이곳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경복궁 자리가 고려 때부터 정치의 중심지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복궁의 역사에 앞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정치란 ‘하늘의 일을 사람이 대신하는 것(天工人其代之)’이라며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정사를 폈던 위정자들의 자세가 그것이다. 〈조운찬 문화1부장〉경향신문기사입력 2007-11-06 18:13 최종수정2007-11-06 2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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