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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의 밝음 /본마음(성철스님 1990년 신년 법어)

碧空 2007. 1. 9. 12:25
새날의 밝음
 


 


      '본마음' (1990년 性徹 큰스님 新年法語)                      



      우리는 모두가 깨끗하고 빛나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천추만고(千秋萬古)에 영원히 변함이 없습니다.
      설사 천 개의 해가 일시에 떠올라도 이 빛보다 밝지 못하나니,
      이것을 본마음이라고 합니다.

      넓고 가없는 우주도 본마음에 비하면,
      본마음은 바다와 같고 우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좁쌀 하나만 합니다.
      이 본마음은 생각으로도 미치지 못하고 말로써도 형용할 수 없으니,
      이러한 보물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영광 중의 영광입니다.

      이 마음에는 일체의 지혜와 무한한 덕행이 원만구족(圓滿具足)하여
      있으니, 이것을 자연지(自然智)라고 합니다.
      이 자연지는 개개가 구비한 무진장의 린寶庫)입니다.
      이 보고의 문을 열면 지덕을 완비한 출격대장부(出格大丈夫)가
      되나니,이것이 인간 존엄의 극치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보고를 모르고 고인들의 조박(糟粕)인 언어,
      문자에서만 찾고 있으니 얼음 속에서 불을 찾음과 같습니다.
      이 마음은 거울과 같아서 아무리 오랫동안 때가 묻고 먼지가
      앉아 있어도 때만 닦아내면 본거울 그대로 깨끗합니다.
      그리고 때가 묻어 있을 때나 때가 없을 때나 거울 그 자체는
      조금도 변함 없음과 같습니다.

      금가루가 아무리 좋아도 거울 위에 앉으면 때가 되어서 거울에는
      큰 장애입니다.
      그리하여 성현들의 금옥 같은 말씀들도 이 거울에게는 때가 되어
      본마음은 도리어 어두워집니다.
      그러므로 깨끗하고 밝은 본마음을 보려면 성인도 닦아내고
      악마도 털어 버려야 합니다.

      더욱이 각 종교의 절대적 권위인 교조들의 말씀은 본마음에 가장
      큰 장애와 병폐가 되나니,
      불교를 믿는 사람은 석가를 버리고
      예수를 믿는 사람은 예수를 버려야 합니다.

      琉臼석가·공자·노자·예수 할 것 없이 성인 악마를
      다 버리고 닦아내면 푸른 허공과 같이 깨끗하게 되나니,
      이 허공까지 부수어 버려야 본마음을 봅니다.

      과거의 성인들을 너무 집착하여 이를 버리지 못하면 본마음에
      이보다 더 큰 병폐와 장애가 없으니,
      이것을 독약같이 버려야 참다운 지혜와 영원한 자유가 있으며
      우리의 본마음을 볼 수 있으니
      석가·예수·공자·노자를 원수같이 털어 버려야만 합니다.

      이들이 본마음에 때가 됨은 악마와 같아서 이를 버리지 못하면
      본마음은 점점 더 캄캄하여 집니다.
      오직 우리의 본마음을 보기 위하여 석가·예수를 빨리
      털어 버립시다.

      어허!
      석가·예수는 누구인가?
      성인 악마 다 잊고서 홀로 앉아 있으니
      산 위에 솟은 달은 더욱 더 빛이 나며
      담 밑에 국화꽃은 향기롭기 짝이 없네.

      불기자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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