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없는 인생은 행복할까, 지옥일까”… 인생에 고통이 필요한 이유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젊을 때 겪는 시련이 훗날 값진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 석가모니는 생로병사의 여정에서 세상 모든 것이 고통(一切皆苦·일체개고)임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통이 전혀 없는 삶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불편과 시련을 피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삶의 깊이를 앗아가는 것은 아닐까. 종교는 인간의 고뇌를 해소하기 위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해 왔다. 많은 종교 교리의 핵심에 사후 세계, 특히 형벌의 장소인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유신론의 관점에서 보면 전지(全知)·전능(全能)·전선(全善)한 신이 지옥을 만든다는 것은 그 본성에 모순된다. 논리적으로 자비로운 신이 영원한 복수를 설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종교철학은 이 지점을 문제 삼는다. 만약 신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창조했다면 스스로 선과 악의 속성을 함께 지닌 존재가 되어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지옥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필요악 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계하고 질책하듯, 삶의 고통은 사랑의 매와 같다. 우리가 겪는 고통은 자신의 본성과 신의 섭리를 깨닫기 위해 필요한 경험일 뿐 인간을 죽이기 위한 게 아니다. 따라서 신이 주는 벌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이뤄진다고 본다. 흔히 ‘대운이 오기 전엔 최악을 겪는 일이 많다’ 고들 한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바닥을 확인하면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이유 일테다. 평생 병약했던 철학자 니체의 가장 유명한 명언 중 하나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고통은 바이러스처럼 어디에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없는 공간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병균을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다. 세상에 고통 없는 곳은 없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고통이 우리를 죽음 같은 절망으로 몰아넣을 때 상황을 피하지 말고 맞설 힘을 길러야 한다. 질병을 앓은 뒤 회복하면 몸이 더 단단해지듯, 시련을 통해 인간의 정신은 더 성숙해진다. 니체 역시 가장 힘든 시기를 견뎌 냈기에 세계적 철학자의 명성에 걸맞은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위대한 사유와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삶의 하루하루는 중력을 견디듯 고통을 감내하며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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