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탈원전 재앙> 이응한
한 사람이 역사를 뒤바꾼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세종대왕이 없었다면 한글이 어찌 있을 것이며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만 이 나라와 민족이 어찌 되었을까?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다면 자유대한민국이 어찌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며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이 번영이 어찌 가능했을까?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단 한 사람으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다. 그런데 좋은 일도 한 사람으로 되지만 나쁜 일도 한 사람으로 인하여 생긴다. 역사적으로도 한 사람으로 인해 재앙이 닥치고 나라가 멸망하는 일이 또한 얼마나 많았던가?
내가 30년 청춘을 바친 한국전력도 그렇다. 한국전력은 1961년 박정희 군사혁명정부가 전광석화 같이 주식을 사들이고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 등 민간삼사를 통합하여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주식회사라는 국영기업으로 발족시킴으로 탄생하였다. 한국전력은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셈이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하여는 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전원개발특례법과 토지수용법을 만들고 어떻게든 차관을 들여와 당인리, 삼척, 마산, 영월, 군산 등 전국각지에, 지금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2만5천 킬로와트 짜리, 3만 킬로와트, 5만 킬로와트짜리, 조그만 발전소들을 건설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리하여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 발족시 36만 7천 킬로와트의 초라하고 영세성으로 꾀죄죄하던 전력설비가 7년 반 뒤 1969년 2월 내가 입사하던 때에는 163만 7천 킬로와트로 다섯 배로 늘어나 있었으니, 그것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보잘것없지만, 박정희 정부가 전력(電力)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1972년엔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1호기가 착공되었고 이어진 원전건설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만일 5.16군사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박정희 대통령이 민간삼사를 통합하여 한국전력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발전설비 건설에 힘을 쏟지 않았더라면,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같은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 만 열여덟 살에 한국전력에 입사하여 30년 청춘을 바친 한전인(韓電人)인 나는 누가 뭐래도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박정희 대통령은, 비록 독재자라는 비난은 있지만, 오천년 가난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위대한 대통령으로 칭송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에서 수없이 말했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일구어낸 한국전력은 다른 한 사람 김대중 대통령의 정부보유주식 해외매각이라는 국유재산법 위반, 그리고 한전분할 해외매각이라는 매국행위시도에 의하여 일곱 토막으로 해체되어 버렸고, 원자력은 또 다른 한 사람 문재인 대통령의 무지하고 어리석은 탈원전 정책에 의하여 처참하게 무너진다. 문재인은 ‘판도라’라는 재난영화를 보고 탈원전을 약속하였고 취임한 후 고리1호기 영구정시선포식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쓰나미 사고의 희생자가 1,864명이라는 거짓뉴스를 인용하였고 월성1호기를 영구정지 시키기 위하여 경제성조작이라는 범죄행위까지 교사하였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은 마치 적을 대하듯 집요하고 악랄하였으며, 그 수법은 야비하고 치졸하였다. 문재인은 또 한수원 사장에 반핵인사를 임명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반핵환경단체 인사들을 앉혀 노골적인 원전운전 훼방과 원자력산업 파괴를 시작하였다.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던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시키려 하였고, 막 공사를 시작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시켜버렸으며, 원전 후속기를 모조리 중단시키고 확보된 원전부지를 없애버리고 가동중인 원전들을 40년 운전 후 모두 정지, 폐쇄시키는 원전고려장 정책을 추진하였다. 미국에서는 60년, 80년 돌리고 있는 원전들을 40년만 돌리고 모조리 폐쇄하기로 하였다. 도대체 한국은 돈이 얼마나 많아서 그러는 것일까? 이제 내년부터 고리2호기, 고리 3,4호기, 월성 2호기, 영광 1,2호기, 울진 1,2호기, 영광 3,4호기, 울진 3,4호기 등 폐쇄될 원전들이 한 해 한 기 꼴로 줄줄이 줄을 서서 고려장 대기중이다.
그 뿐 아니라 영광 4호기 원자로격납건물에서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5년 동안 발전소를 세워놓았고 이어서 영광 3호기도 콘크리트 공극 조사를 이유로 4년째 세워두고 있으니 이는 악랄하기까지 한 짓이다. 그리고 운전중인 원전들도 종전에는 45일 정도면 끝날 핵연료교체 및 정비기간을 3개월, 4개월 씩 늘려놓아 어떻게 해서든 원전을 돌리지 못 하도록 훼방하는 야비한 짓을 계속중이다. 그리하여 90%를 웃돌던 원전의 이용율은 70%, 심지어 65%까지 떨어졌고, 그렇게 원전이 전력을 생산하지 못 하는 만큼 카타르에서 LNG를 사들여와 LNG발전소를 돌려야 했으므로 막대한 외화가 연기로 풀풀 날아갔다. 비겁한 한전사장은 입을 꾹 닫고 콩장사 두부장사로 문재인의 탈원전을 도왔다.
문재인 정부는 태양광 패널들로 전국토를 시꺼멓게 뒤덮었고 전국의 산과 신안 앞바다에 풍력 바람개비를 설치하였다. 태양광과 풍력은 해가 나야만, 바람이 불어야만 전력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송전시설은물론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컨버터가 필요했고 과잉생산 된 전력을 저장하는 전력저장설비(ESS)가 필요했으며 그러고도 계통이 받아들이지 못 하여 남아도는 전기는 그냥 버려야 했다. 그런데도 한전으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하게 하였고 또 의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비싸게 구입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임기 내에는 전력요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고집으로 마침내 한전을 막대한 적자공기업으로 만들어 거덜 내버렸다.
또 악한 일은 한전공대 설립이다. 문재인은 2017년 보궐대선에서 전라도 지역의 득표를 위하여 나주에 한전공대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하였고 대통령이 된 다음 한전으로 하여금 1조 6천억을 들여 한전공대를 설립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퇴임 전에 공약을 지킨다고 나주 골프장을 밀어서 조성한 부지에 건물 한 동을 덩그러니 세워놓고 개교기념행사를 하였다. 어떻게 대통령후보가 자기 것도 아닌 국영기업을 가지고 특정지역에 학교를 설립해 주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선거법 위반이고 당선무효사유가 아니란 말인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5월, 다행히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의 탈원전정책을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기술인력들이 흩어지고 수많은 원자력관련업체들이 도산되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원자력산업은 가까운 시기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가격이 치솟고 있다. 만일 대한민국이 프랑스처럼 원전을 꾸준히 건설하였더라면, 그리하여 원전비율이 50%, 60% 정도만 되었더라면 이런 국제정세 속에서 얼마나 든든하였을까? 또 세계최고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자랑하는 한국형 원전으로 해외진출을 지원하였더라면 대한민국의 원자력은 얼마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수출품목이 되어 있었을까?
인터넷으로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 http://epsis.kpx.or.kr 사이트에 들어가 보라. 전력구입단가, 즉 한국전력이 발전회사와 한수원,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전력을 구입하는 단가표를 찾아보라. 2022년 4월 기준으로 보면 원자력 53.4원, 유연탄 162.1원, 무연탄 210.8원, 유류 293.0원, LNG 229.6원, 양수 238.4원, 태양광 197.4원, 풍력 206.2원, 수력 209.1원, 바이오 232.6원으로 나와 있다.
이 표를 보면 원자력 전력단가가 압도적으로 값싸고 다른 전력들은 다 비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유류와 LNG 가격이 상승하여 더욱 그렇다. 이것만 봐도 국가의 에너지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원자력이 왜 필요한지가 한 눈에 보인다. 그러나 지금 원전들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 하고 있고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은 200원씩에 전기를 사와서 110원에 전기를 공급하는 식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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