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정신을 못 차릴 것 인가?

<이래도 정신 못차리면>

 

    -세월호 참사를 보며

 

평형수 뽑아내고 두배 세배 실은 짐짝

임금 몇푼 아끼려고 얼간이 임시 선장

더러운 욕심 때문에 너희들이 당하다니.

 

세월의 격랑 같은 맹골 수도 험한 길에

종이배 만도 못한 바다에 뜬 시한 폭탄

세월호 그 배를 태운 어른들이 미안하다.

 

꽃다운 넋들이여 미안하다 미안하다

가라앉는 너희들을 속절없이 지켜보며

손 한번 써 보지 못한 죄 너무너무 미안하다.

 

죽어야 좋을 사람 죽어서는 안될 목숨

뒤바뀐 장면 앞에 통분의 가슴만 치며

아, 제발 살아 돌아오라 오로지 기도했다.

 

싸움질엔 능란해도 일 터지면 갈팡질팡

요란한 입방아에 허방다리 짚는 사이

애타는 울부짖음 조차 수장(水葬)되고 말았구나.

 

잇속은 잘 챙겨도 위험 앞엔 떠넘기기

건드리면 문들어 질 온 나라의 골다공 증

고귀한 목숨을 던져 일깨우고 갔구나.

 

선진국 운운하다 올스톱 한 국가기능

살릴수 있던 목숨 허둥대다 몰살 시킨

이 날이 갑오년 국치일 온 세상이 부끄럽다.

 

이래도 못 고치고 흐지부지 넘어가면,

적당히 잠잠할 때 무사안일 또 도지면,

이래도 정신 못차리면 이 나라는 희망 없다.

(2114.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