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박물관 그리고 촬영특강
지난주는 일간지에 특종사진 경력이 많은 강사의 이론 강의를 들었다. 역사
적인 기록 사진들을 돌아보고 민주화 시위 취재시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미움 받고 고가의 카메라가 시위대의 돌에 맞아 부서지거나 잃어버리는 수
난, 남북정상의 만남 기록 등 숨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장의 사진에 이것 저
것 담으려는 욕심을 버려야 좋은 사진이 나올수 있슴을 강조한다. 피사체와
황금분할을 적용 시키는 요령과 안정감 있는 사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이론
도 배웠다.
박물관 견학후, 촬영 실습이 오늘 계획이다. 장마철, 어제까지는 지독한 소낙
비가 내리고 험상궂은 날씨였는데 구름만 끼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비온끗
강한 햇볕도 없고 무더위도 오늘 만큼은 보아주는 모양이다.
예정된 시간 10시에 두팀으로 나누어 전문 해설사와 함께 조선시대 문인화
가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탄신 300년 기념 특별전을 관람 했다.
전시관에서 사진촬영은 가능하나 유품 보존을 위해 후래쉬를 쓰면 안되는
전제 조건이 있다. 사진기가 없던 시절, 그림 전문가인 화원은 역사의 기록
을 담는 대단히 중요한 직책이었다. 그러나 이들을 환쟁이라 하고 그 능력만
큼 사회적인 대우를 못 받았다. 특별 전람실 입구 노인의 커다란 초상화 둘
이 가지런히 있다. 눈매가 날카롭지만 무섭지 않고 기품 있는 인상이다. 이
런 느낌은 사진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동이다.
해설사의 안내, 평상복에 오사모烏紗帽를 쓴 이가 표암 강세황이고 본인 스
스로가 나이 칠십에 그린 것으로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차림새다. “마음
은 산림山林에 있으면서 조정에 이름이 올랐슴을 알겠다” 초상화 좌측상단
글이 그 의미다.
관복 입은 초상화는 동일인 이지만 초상화 전문가인 화원 이명기(정조7년)
작품, 초상화가 유행하든 조선시대, 화가가 자신의 얼굴을 그리기는 매우 드
문 일이고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지 않아 궁중화원에게 맡긴 것이다.
당시 초상화를 그리는데 시간은 한달 정도, 비용은 현재 가치로 사백만원 정
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표암은 명문 집안이었으나 형의 과거시험 부정사건으로 집안이 과거를 볼
수없게 되어 출세를 포기하고 젊은 시절을 처가가 있는 안산에 정착한다.
처남 유경종과 문인화가 심사정 허필등 여러 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작
품 세계를 넓혀 나간다. 표암이라는 호는 몽고반점이 표범모양으로 생겨있어
지어 졌다는 해설사의 설명이다.
화가 김홍도 그의 그림은 국보급이다, 표암은 김홍도의 그림 스승이었으나,
많은 나이 차이에도 성장하며서 친구로, 예술분야의 동지로, 발전하는 계기를
맺으며 畵評을 써주는 깊은 교분을 쌓는다.
당시 사회분위기는 사대부 집안 출신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
긴다. 그러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예술적 소양이 있으면 가까이하고, 당시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정조 시대는 청나라를 통한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시기, 화단에도 서양의
영향을 받고 당시까지 적용하지 않던 원근법을 화풍에 적용한다.
표암의 정신세계는, 진경산수화의 사실적 화풍에 작가가 추구하는 기백 있고
혼을 담는 화풍을 개척하였으며, 이는 초상화를 그리는데도 역역히 나타난
다. 인물이 추구해온 삶의 흔적이 있고 속 깊은 데서 우러나오는 기백을 표
현했기 때문에 사진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일까?
둘째 아들 강완이 부안 현감으로 있을때 부안의 산천등을 그린 <우금암도
禹金巖圖>와, 강원도에서는 금강산 황홀경에 감탄하여 풍악장유첩楓嶽壯遊帖
을 남긴다.
진경산수는 그곳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속에 있는 것처럼 느낄수있
는 그림이라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詩보다는 紀行文이, 기행문 보다는 그림
이 낫다고 믿었다.
궁중 양로연養老宴 과거 급제한 아들을 통해서 표암이 과거에 응시하지 못했
음을 알게 된 영조는 그를 특채, 영능참봉으로 임명하고 비로서 61세에 벼
슬길에 나선다. 그뒤 육십세 이상 응시하는 과거시험인 기로과耆老科에 장원
급제 하고 본격적인 벼슬길로 들어섰으며 77세에 한성부 판윤까지 지낸다.
벼슬길에 오르면서 영조의 명으로 그림을 그만 둘것을 종용받자, 사흘밤 낮
을 슬퍼하며 절필하지만, 다른 화가들의 그림에 畵評을 하면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詩, 서書. 화畵에 능통하고 감식안이 뛰어나
많은 화가들에 화평을 남긴다.
개인의 주관적인 감상평을 넘어서 18세기 조선시대 화단을 조망한 기록으로
무게가 있다. 그림을 받은 이들은 한 두줄의평을 써주기를 원했고 서평을 받으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림의 품격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상상하고 유괘한
감상평들을 남긴다.
72세에 그토록 그리던 중국 사신길 건륭제 천수연天叟宴 부사로 동행하게 된다.
사행길의 기이한 경치와 백성들 모습과 마을의 집을 그린 <사로삼기첩槎路三奇
帖>, 청나라 황실이 개최하는 빙희연 장관 <영臺奇觀帖>에는 팔기군이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홍살문 표적에 활쏘는 훈련장면이 이채롭다.
연경의 서쪽 선무문宣武門 안 천주당을 구경하고 하늘까지 닿을 듯한 누각과 안
개낀 숲을 보고 돌아가 임금님게 보고하고 축원한다는<수성은파첩壽城恩波
帖>등 현시대의 현장 사진 기록이다.
당시에도 청나라에서 준 사신 신분증이 있다. <천수연사물녹두패 千叟宴 賜物 綠頭牌>얇은 대나무를 깍아 조선국 사신임을 나타내는 글이 앞뒤에 선명하다, 중국에간 사신으로 많은 활동을했고, 지금으로 말하면 외교관 겸 사진기자다.
정조대에 이르러 70세 이상으로 정이품 이상의 관료들만 들어 갈수 있는
기로소耆老所에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삼대가 들어가는 영광을 누린다.
추사 김정희가 써준 삼세기영지가
三世耆英之家가 있고 조선역사에 다섯 가문이 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실감이 온다. 표암 강세
황 詩,書,畵는 물론 書畵評까지 시대를 앞서간 예술혼, 문인화가의 보석 같은
작품들이 남아 있는게 참으로 다행이다.
특별전 관람후 약속된 시간에 옥외에서 만나 사진촬영에 임하는 예절과 지
난주에 배운 사항을 간략하게 복습 하고 촬영에 나섰다.
우리 눈은 피사체가 정중앙에 크게 보이면 생태적으로 거부감을 느껴오기
때문에 여백과 주변 환경이 조화될때 자연스럽게 시각적인 감동이 들어오게
된다. 표암 특별전 그림에도 주변 경치가 여백과 조화를 이루는, 산수화 사
군자 등 작품들이 많이 있다.
사진이나 그림이나 사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본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 해본다
황금 배분율의 개념도 이것을 만족시키기 위함이고
오늘실습 핵심은 이 개념에 화면의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수평, 수직중 기준에 적용할 피사체를 선택하여 구도를 잡고 강조 하고자 하
는 피사체를 이 기준선에서 상하 좌우로 적절히 잡으면 안정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종각이 있는 동쪽편 반듯한 포장 도로와 소나무들, 연못과 소나무
들과 팔각정, 그리고 삼국시대 고려, 조선조의 탑들을 구경하고 배운 이론을
복습하며 사진에 담았다.
용산 가족공원과 미르폭포 갈림길 미르폭포를 향했다.
제법큰 못이 있고 몇 미터 높이에서 물이 쏟아저 내려온다.
청둥오리 한마리가 바위위에 한가롭게 앉아 있다.
돌탑 주변 들꽃이 많이 피어있어 접사카메라는 아니지만 최대한 가까이 찍어 보았다.
접사는 황금 배분율은 적용하지 않고 대상물의 어느 부위를 강조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둔다.
중앙 박물관 주변이 넓은 줄 처음 알았다. 다음번에는 더 자세히 보고 가족
공원도 가족과 함께 다녀와야 겠다. 촬영 실습이 끝나고 다시모인 장소에서
강사님의 부탁은 자신의 사진기에 대한 설명서를 잘 읽어 보면 그것만으로
도 실력이 배 이상 향상되는 길이라는 당부 말씀을 기억해야 하겠다.
특강을해주신 강사님께 감사드린다.
장마철인데도 비도 잠시 멈추고 햇빛이 나지
않아 촬영실습에 최적인 날씨가 너무 감사하다.
본인이 그린 자화상 초상화 전문가인 화원 이명기(정조7년) 작품
복날 개를 잡아 먹는 풍속도
문방사우에도 명품이 있어 갖고 싶은 욕망을 그림으로 달래었슴
빙희연 장관 <영臺奇觀帖>에는 팔기군이 얼음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홍살문 표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청나라에서 준 사신 신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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