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 步 詩
煮豆持作羹(자두지작갱) 콩을삶아 국을 끓이고
漉豉以爲汁(록시이위즙) 된장을 걸러 국물을 낸다
箕在釜下燃(기재부하연) 콩대는 솥아래서 타고 있고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콩은 솥아래서 울고있네
本自同根生(본자동근생) 원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이리도 급히 삶아대는가
우리가 접허고 있는 칠보시는 위의 시에서 1구와 2구는 빼버리고 대중들이
알기 쉽게 오언 절구로 아래와 같이 개작한것으로 본다.
콩대를 태워 콩을 삶으니 〔煮豆燃豆箕(자두연두기)〕
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이시는 역사상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그만큼 문헌에 따라 자구(字句)가 여러 가지로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조식은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인데 재주가 워낙 뛰어나 조조의 총애를 받은 반면 형님인 조비(曹丕)의 질시와
견제를 심하게 받았다. 조비는 나중에 왕위에 올라 위(魏)나라의 문제(文帝)가 된 사람이다.문제는구실을 붙여
조식을 해칠 요량 이었는데 마침 아버지 장례에 불참해 불경죄를 저질렀다.이기회에 죽일려고 했으나 어머니
변태후의 말을 거역할수 없었다.
또한 그일로 동생을 죽인다는 것도 체통에 어긋나고 그대로 노아 둘수도 없어, 일곱 걸음 안에 시를 한편 지으라고
하고 못 지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도저히 못 지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조식은 이 시를 지어 냈다. 내용이 또한 의미심장하다.
원래 콩대는 주로 땔감으로 사용하므로 콩을 삶을 때도 당연히 콩대를 태워서 한다. 콩이 삶아질 때는 콩 속의
수분이 눈물처럼 미어져 나온다. 콩의 입장에서 보면 원래 한 뿌리에서 난 사이인데 콩대가 자신을 삶아대니
야속하기 짝이 없다. 이런 정황을 형제간에 못살게 들볶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문제는 이 시를 보고 부끄러워하며
동생을 놓아주었다.
원래 조씨 삼부자(三父子)는 문학에 대단히 뛰어난 인물들이다. 중국 문학사에서는 후한(後漢) 말기의 문학을 마지막
연호(年號)를 따서 건안문학(建安文學)이라고 부르고, 이때 활약한 일곱 명의 주요 문인들을 건안칠자(建安七子)라고
한다. 조씨 부자는 칠자에는 속하지 않지만 사실상 이 시대의 문학을 영도했다. 그 중에서도 조식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이 시대를 약간 지나 남북조(南北朝) 시대가 이어지는데 남조(南朝)의 송(宋) 나라에 사령운(謝靈運)이라고 하는
유명한시인이 있다. 그는 자신도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으나 ‘천하의 재주를 한 섬(열 말)이라고 한다면 조식이
그 가운데 여덟 말을 차지하고 한 말은 자기가 갖고, 나머지 한 말은 천하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식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말이다.
■어구풀이
煮:삶다. 燃:태우다. 豆箕:콩대, 콩깍지. 釜:솥. 泣:울다. 煎:지지다, 볶다. 太急:몹시 성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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