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자 !!

참되고 바르게

좋은글·감동이야기

맹사성 정승 이야기

碧空 2009. 10. 27. 11:28

 

 

청빈 무욕의 삶을 산 정승 맹사성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은 황희(黃喜) 정승과 더불어 세종대왕의 치세를 도와 조선왕조 초기에 문민정치의 기틀을 다진 명재상이요 청백리였다.

그는 벼슬이 정승에 올랐어도 청빈·검소하게 살았고, 음률에 정통한 음악의 달인이었으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여 멋과 여유로 슬기롭게 살며 재미있는 일화를 많이 남긴 풍류 명사였다.

 

조선왕조 500년간 정승을 지낸 사람은 많지만 성이나 아호 뒤에 ‘정승’을 붙여 부르는 이는 대체로 네 명밖에 없다. 그 네 명은 맹 정승을 비롯하여 황 정승(황희), 상 정승(상진), 오리 정승(이원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식과 덕망이 빼어났고 구세제민의 경륜을 펼쳤다는 점, 모범적인 청백리라는 점, 그리고 민족 고유의 멋과 슬기인 풍류 정신으로 한평생을 보냈다는 사실 등이다.

맹 정승이 남긴 풍류 일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높은 벼슬과는 어울리지 않게 평소 말이나 가마 대신 ‘기린’, 또는 ‘기리마’라고 부른 검은 소를 즐겨 타고 다녔다.

세종 17년(1435) 노령을 사유로 벼슬길에서 물러난 맹사성은 조용히 만년의 풍류를 즐기다가 3년 뒤인 세종 20년에 향년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맹사성의 묘는 경기도 광주시 직리 야산 기슭에 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 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좋은글·감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건배사  (0) 2009.12.23
가장 훌륭한 사람  (0) 2009.12.11
아전인수  (0) 2009.10.25
나도 밤나무  (0) 2009.10.09
어느 노인의 유언  (0) 2009.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