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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여행·골프

골프 유감

碧空 2008. 6. 27. 00:27

 

 

 

 

골프채를 꺾어라, 지금당장

 

골프채를 꺾어라.
도대체가 우스운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기도 안 차는 것이다.


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하고 나면 즐겁기를 하나,

친구간에 우정이 돈독해 지기를 하나, 열은 열대로 받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가고, 돈은 돈대로 들고 하니 말이다.

어디 그 돈 뿐인가?
내기를 한답시고, 최소 알토란 같은 돈이나 남 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농사짓는데 놀러 다닌다고 손가락질은 제일 먼저 받지,
가뭄이나 수해가 왔을 때 골프채 들고 다니면 돌이라도 맞을 분위기에 주눅들지,

 

정권 한번 바뀌기만 해도 눈치 보느랴 가재미 눈이 되질 않나,

공무원들은 의당 아들내미 이름으로 부킹을 해야 하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잘 맞기를 하나,

그런가 하면 연습하지도 않은 놈이 운으로 버디를 잡질 않나...


어디 그 뿐이랴...
공 한 개 값이면 자장면 곱배기가 한 그릇, 계란 한 판 값인데,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 허허 웃어야지, 인상 쓰면 인간성 의심 받기 마련이고,
자장면 한 그릇을 물에 쏟아놓고 웃어봐라, 아마 미친 놈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웬수 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를 붙여 놨는지 우라지게 비싸지,
드러이버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33인치 평면컬러 TV값과 맞먹고,
비밀병기랍시고 몇 십만원 짜리를 오늘 좋다고 사놓으면,

내일은 구형이라고 새거로 사야 하지, 풀밭 좀 걸었다고 드는 돈이 

쌀 한 가마니에다가, 그나마 한번 치려면 그놈의 부킹,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까지 동원해야 하고,

노는 산 깎아 골프장 만들어도 좁은 땅에 만든다고 욕먹고,

나무 심고 잔디 키워 놔도 농약 친다 욕먹고,

여름이라서 햇빛을 피할 수 있나, 겨울이라고 누가 따스하게 손을 한번 잡아주나,

 

땡볕에 눈보라는 고사하고, 제대한 지가 언제인데 툭하면 산등성이에서 각개전투,

물만 보면 피해 다녀야 하고, 공이 갈만한 자리는 무슨 심술로 모래 웅덩이를 파놓고,

홀은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 데에다 콧구멍 만하게 뚫어놓았으니....

잘 맞으면 일 안하고 공만 쳤다고 욕먹고,
안 맞으면 운동신경이 없다고 욕먹고,
퍼팅이 쏙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고 욕먹고,
못 넣으면 소신 없다고 욕먹고,


길면 쓸데없이 힘쓴다고 욕먹고,
짧으면 쫄았다고 욕먹고,
돈 몇 푼 따면 곱개기로 밥 사야 하고,
돈 잃으면 밥 안 사주나 눈치 봐야 하고,

집에 오면 알아서 왕비 비위 맞추느라 설거지해야 하고,
아들내미 성적 떨어져도 공치는 아비 잘못이라고 하질 않나,

아들 녀석 혹시 내기해서 돈 땄냐고 물으면 무조건 핏자 한판은 사내야 하고,
골프 쳐서 오더 따면 누구나 따는 오더이고,

못 따면 골프까지 쳤는데도 못 딴다고 비아냥에 욕먹고,

안 맞아서 채라도 한번 집어 던지면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늦장 플레이라고 욕먹고, 빨리 치면 촐싹 댄다고 욕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고 욕먹고, 점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느냐고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놈이라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그거라도 잘해야지 하며 비아냥거리고, 인물 나쁘면서 공도 못 치면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다고 욕먹고, 농담하면 까분다고 욕먹고,

 

진지하면 열 받았느냐고 욕먹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 댄다고 욕먹고,

농담하지 않으면 분위기 망친다고 욕먹고,

싱글하면 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먹고,

싱글 못하면 그 머리로 무슨 싱글이냐고 욕하고,

새 채 사서 잘 치면 돈이 썩어 난다고 욕하고, 못 치면 돈으로 공치냐고 욕먹고,

새 채 안 사면 죽을 때 돈을 싸 가지고 갈거냐고 욕먹고....
선물로 받은 채 들고 들어오면 밀수꾼 처럼 째려보고,

새벽 골프 나가면 그렇게 공부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남녀 어울리면 바람 났다고 욕먹고,
남자끼리 치면 그리 주변머리 없냐고 욕먹고,
이글, 홀인원 한번 하면 축하는 못할망정 눈들이 퍼래서 뜯어먹고,

골프 사이트 한번 들어가면 일은 언제 하느냐고 욕먹고,
맘 먹고 골프채 한번 닦으면 세차나 좀 하라고 욕먹고....
이래 저래 마누라한테, 장인어른한테, 어머님한데, 아들놈 한테 원망사고,

직원들한테 눈치 보이고, 거래처에서 욕먹고,


잘 쳐도, 못 쳐도, 자주 쳐도, 안 쳐도, 새 채로 쳐도, 헌 채로 쳐도, 새벽에 쳐도,

낮에 쳐도, 주중에 쳐도, 주말에 쳐도, 비올 때 쳐도, 눈올 때 쳐도, 날 좋은 날 쳐도,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짧게 쳐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있는

이런 빌어먹을 골프를 왜 하느냐 이 말이다.

정말 공치는 사람들이 전부 제 정신이란 말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욕먹기도 지쳤고, 돈쓰기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등의 이유로

이제 골프를 확~ 끊어버릴 것이다.

이제부터 골프채를 만지지도 않을 것이다. ;

;

:

:

.
딱 한번만 더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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