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넘어 초소형원자로 개발 본격화
구축 용이하고 관리도 쉬워…차세대 분산에너지로 각광
미국이 개발 주도…한국도 개발 시작
소형모듈원전(SMR)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개발이 원전 주요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초소형원자로는 규모가 큰 원전에 비해 구축이 빠르고 관리가 쉬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차세대 분산전원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일본 등 원전 개발 주요국들이 초소형원자로가 차세대 분산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개발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초소형원자로는 300㎿ 이하 출력을 가지는 SMR보다 발전용량이 더 작은 20㎿ 이하의 발전용량을 가지는 원자로를 말한다. 초소형원자로는 대형원전 출력의 1% 이하를 내는 것으로, 단순한 시스템과 운전인력 최소화가 특징이다.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지면 원자로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출력이 떨어지게 설계돼 일반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성도 높다.
초소형원자로는 지역수요 특성에 맞춰 에너지 공급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기술인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활용하기 가장 적합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수중·오지·산간지역 등 송전망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울러 다른 발전원과 비교해 경쟁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NEI(Nuclear Energy Institute)에 따르면, 초소형원자로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h당 140~410달러 수준이다. 이는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나 마이크로그리드의 전력시장을 대상으로 ㎿h당 150~600달러 수준인 디젤발전기보다 경쟁력이 더 좋은 셈이다.
초소형원자로는 전력망 외의 지역에서 독립전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주요 대상 시장이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공정열 ▲담수화 모듈 ▲홍수방지를 위한 펌프 ▲전기 트럭 및 수소차량 충전소 ▲군부대 ▲지역난방 ▲대형 3D 프린팅 설비 ▲운송가능한 데이터센터 등이 있다.
초소형원자로는 현재 미국 주도로 개발되고 있으며 SMR보다도 더 빠른 일정으로 초소형원자로 개발 및 실증을 미 정부가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10여개의 초소형원자로가 개발 중이다. 전통적으로 대형원전을 개발하는 회사들 중에 초소형원자로를 개발하는 회사는 웨스팅하우스가 유일하며 대부분이 신생 기업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은 미국 에너지부(DOE)와 국방부(DOD)의 정부 프로젝트에 의해 기술 개발을 지원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이 트럭으로 수송할 수 있는 초소형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하려는 초소형원자로는 최대 발전용량이 기존 원자로(100만㎾급)의 2000분의 1인 500㎾다. 원자로와 발전설비를 합한 크기는 높이 3m, 길이 4m, 중량은 40t 미만으로 대형 트럭에 적재할 수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격오지나 재해 발생 지역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 원자로를 2030년대에 상용화한다는 게 목표다.
국내에서도 초소형원자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미국 원자력기업 USNC와 초소형원자로 개발 및 건설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USNC와 함께 캐나다원자력연구소 부지에 초소형원자로를 구축하는 실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군사기지 및 자원개발회사들의 각광을 받고 있고,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면서 “송전망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며 SMR보다 에너지 분산 효과가 더 뛰어나 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