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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줄기

碧空 2012. 12. 13. 16:28

산은 물을 넘지 못한다

옛 문헌을 보면 산맥이 보인다.
18세기 지리학자 여암 신경준선생의 영향을 받은이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산경표'는 백두대간을 이해하는 '문헌 1번지'다.

'산경표'에 따르면 조선시대 산줄기는 각각 1개의 대간(大幹)과 정간(正幹), 13개의 정맥(正脈)으로 표기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모든 강의 유역을 경계 지었다.
동해안, 서해안으로 흘러 드는 강을 양분하는 큰 산줄기를 대간, 정간이라 칭했다.
그로부터 갈라져 각각의 강을경계 짓는 분수산맥(分水山脈)을 정맥이라 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따른 것이다.
산은 곧 분수령이다.
따라서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

'산경표'에 산맥 개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한 지도가 19세기에 고산자 김정호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대동여지도'. '대동여지도'는 선의 굵기 차이로 산맥의 규모를 표시했다.
제일 굵은 것은 대간, 2번째는 정맥, 3번째는 지맥, 기타는 골짜기를 이루는 작은 산줄기로 나타냈다.
정맥과 정간의 차이는 산줄기를 따라 큰 강이 동반이 되느냐에 따라 구별된다.

강이 있으면 정맥, 없으면 정간이 된다.
유일한 정간은 함경산맥에 해당하는 장백정간(長白正幹)이다.
산맥을 대간·정간·정맥의 체계로 이해하는 전통적 산맥분류법은 오늘날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백두대간을 오늘날의 개념으로 말한다면 마천령·낭림·부전령·태백·소백 산맥을
모두 합친 산맥이 된다.

조선시대의 산맥, 즉 산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간, 정맥의 우리나라의 모든 산줄기는백두산에서 비롯된다.
이 땅의 근골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의 백두대간으로서 모든 수계를 크게동서로 양분한다.

둘째, 정맥은 대간에서 가지 쳐 나온 이차적인 산줄기로서 큰 강의 유역능선, 즉 분수능선이다.
따라서 정맥은 산줄기의 높이, 규모, 또는 명산, 종산, 진산 등과 관계하지 않고 아무리 낮고미약한 김포평야의 낮은 구릉이라도 한강의 남쪽 유역을 가르는 능선이므로 중요한 한남정맥의
줄기가 되는 것이다.
정맥들로 형성된 강은 압록강, 두만강, 청천강, 대동강, 예성강, 임진강, 한강, 금강, 섬진강, 낙동강이다.

셋째, 기맥은 명칭을 부여하지 않았다.
대간과 정맥에서 다시 갈라져 나온 산줄기로서 내(川)를이루는 분수릉이다.

이와 같은 산경의 개념은 현대의 산맥개념과는 달리 모든 산줄기는 강, 즉 물줄기를 건너뛰어 연결될 수 없고, 산줄기의 시작과 끝남의 지점이 명확하다. 따라서 정맥의
시작은 특정한 산이고, 그 끝남은 강 하구의 해안선까지 연결되어 있다.
산경은 수계를 경계하는 능선이므로 전국토의 지세지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대간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산줄기들은 지역을 구분짓는 경계선이 되었으며,
삼국의 국경과 조선시대의 행정경계를 이루었다. 따라서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이며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