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근 호
한가닥 미련의 끈을 잡고
기다림이 내민 손끝의 세월속에 서 있다.
언제나 고독은 나의 곁에 머물러 있고
한해 두해가 가도 그 끈을 놓지 못한다.
빈가슴 채워줄 영욕은 없고,
허무가 감도는 적막만이 대화를 대신한다.
나이와 세월과 욕망을 이길수 없고
망각을 위해 술에 취해도 또 깨면 그만,
그래도 비겁한 도피보다 자학이 좋아
높고 낮은 아픔을 함께한다.
왜 일까?
쓰리게 아픈 가슴이 여미어 오는
기다림을 덮지 못 하니,
하나 둘 술잔을 채우고 또 비우고
어느덧 주정뱅이가 되고,
그래도 아픔이오면 노래 부른다.
모든 근원은 욕망이고
그 끝이 보이지 않아 슬프겠지.
버릴수록 쌓이는 것은 무엇이며
시름속에 찾는것은 무엇일까.
술은 일시적 망각의 오솔길일뿐.
영웅이 되고픈게지
그 어떤 영웅도 한계속에 끝나지 않았던가.
무아와 해탈과 영욕 사이에 간격이 없다.
단 하나의 오차만 있다.
망각과 집념의 오차일뿐.
그것의 반복이 인생이란 말인가.
오늘은 무아 내일은 영욕 속에 사는
야누스의 페이소스(pathos).
술과 여자는 망각으로가는 임시 정거장 같다.
그래서 세월을 기다림은 영욕의 기다림이고
술을 통한 마취는 해탈의 착각이다.
끈을 당겨보자 무엇이 오나.
끈을 놓아보자 슬픔이 가나.
2006.6.28. 파크뷰 서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