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자 !!

참되고 바르게

카테고리 없음

주례사4

碧空 2007. 3. 7. 22:19
 ▒ 주   례   사    ▒

( 정운찬 전서울대학교 총장의 주례사 일부
   주례사를 많이 들어보았는데 이분의 주례사는
   너무 느낀점이 많아 이란을 통해 소개드립니다)


주례를 하게된 경위,신랑 신부소개등 생략...


며칠전 신랑. 신부에게 결혼을 하게 되니 기분은 어떤지,
무엇을 계기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신랑과 신부는 서로에게서, 웃음을 함께하고,
어려움을 나누고, 각자의 꿈을 북돋우며 소중히 생각해
줄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바로 그러한 믿음을 가슴에 품고,
오늘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며 행복한 가정생활과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함께 만들어 가리라 기대합니다.


러시아에, 항해를 떠날 때에는 한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 때에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을 하려거든 세 번 기도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 서 있는 신랑. 신부 두 사람은,
그렇게 세 번 아니 그 이상 여러 번,
결혼생활의 행복을 염원하셨을 겄입니다.

저 역시 두 분의 행복한 결혼을 위하여 진정한 마음으로
세 가지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부탁입니다.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십시요.
서로의 매력에 흡인된 열정 속에는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입니다.

행복은 상대가 갖고 있는 장점을 누리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감싸 안아주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랑의 완성을 위한 두 번째 부탁은
서로가 서로의 경영자가 되라는 겄입니다.

유능한 경영자는 회사 구성원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또한 상대의 단점을 고치려하기 보다는,
장점을 활용해 생산성을 올립니다.

오늘의 신랑 신부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법을 배우십시요.
상대방을 자신에 맞게 고치려 하지 마십시요.
서로가 해줄 수 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충돌이 자명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이점을 기억하며 행동한다면, 두 분이 만들어 갈 가족회사의
팀워크는 영원히 탄탄해질 것입니다.


사랑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가 아니라,
이심이체(二心異體)임을 잊지 마십시요.

서로가 다른 독립적 개체인 만큼,상대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말씀입니다.

일심동체와 이심동체를 연상시키는 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연리목(連理木)과 연리지(連理枝)가 바로 그것입니다.
연리목이라는 나무는 뿌리가 다른 두 그루의 나무가
합쳐저서  한 나무인 것처럼 자란다고 합니다.
한 나무가 다른 나무의 몸속을 파고 들어가
수분과 영양을 흡수하며 자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통적인 결혼의 모습일 것입니다.

옛날 한국의 여성들은 남편과 자식을 위하여 희생봉사하는
연리목 형태의 결혼생활을 요구받았습니다.

그러나 연리목 형태의 결혼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닙니다.
반면, 연리지라는 나무는 두 나무의 가지만 이어져 있습니다.
뿌리나 몸통은 다르지만 가지가 붙어 한 나무인 것처럼
자란다고 합니다.

사랑하지만 한 몸으로 밀착되는 것을 사양하고 가지만
잇닿은 사랑의 표상입니다.
연리지에는 부부간의 사랑에도 거리와 간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결혼생활은 연리지를 닮아야 합니다.
부부는 엄연히 자아가 독립된 서로 다른 개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신랑. 신부 두분께 감히 연리지의
이심이체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상대를 자기자신과 혼동하지 마십시요.
자신에게 맞추라고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나와 다른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십시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며, 상대방이 품고있는
다른 꿈을 존중하고 격려하십시요.

오늘 이 자리에서 신랑 신부는 부모님과 여러 하객들 앞에서
성혼을 선언 하였습니다.
이제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새 출발을 시작합니다.

삶의 수많은 길목에서마다,
부부사랑은 그 방항을 전환시킬 것입니다.
암흑을 빛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서로를 배려하라,
배우자의 경영자가되라,
이심이체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저의 세 가지 당부를 기억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