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출산은 드라마 때문?'
미국의 LA타임스가 최근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은 드라마가 조장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황금 시청 시간대에 편성되는 한국 드라마들이 가족을 도외시하고 아이를 갖는 것을 부담으로 묘사하는 반면 전문직 여성의 삶은 지나치게 미화해 젊은 여성들의 인식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이 때문에 사단법인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지난달 방송 작가와 드라마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의 세미나를 열어 아이가 있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드라마에 많이 보여 줄 것을 당부하는 궁여지책까지 동원했다고 전했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TV에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출산 문제에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작가와 방송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시청자들이 행복한 가족 보다는 행복을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망하고 갈등하는 가족의 모습에 더 크게 공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한 드라마 작가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쓰는 것은 매우 쉽지만 흥미롭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또 한국인들은 드라마 캐릭터가 자신의 삶과 동떨어졌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캐릭터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 여성부가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이 필수는 아니다"고 응답한 여성은 71%에 달한 반면 동률인 남성의 71%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응답해 매우 대조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결혼후 출산은 필수인가"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미혼 여성은 불과 30%에 그쳤다.